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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9일 금요일

국악 -씻김굿-

 

한국에서 굿이라는 무속신앙이나 관련 문화가 거의 사라진건 언제부터였을까?
지난 정부에서 무속신앙에 목매는 모습을 보여주고 세금으로 굿판을 벌린다거나 하는 의혹이 있을정도라서
이미지가 오히려 안좋아지는 상황이 한국의 전통 신앙들인다.
(무속신앙은 일제강점기에 한국내에 있던 다양한 이름들을 이것 하나로 합쳤다고 함)

굿이란게 일종의 동내 행사일도 있고 동내의 역사가 길어질수록 다양한 형태로 생겨날수 있는것들이니
종류도 많지만 대표적으로 망자를 기리는 뜻에서 그리고 저승갈때 이승에서 싸였던 원한같은거을
모두 털어놓고 가볍게 떠나시라는 고인에 대한 예우같기도 하지만 장례문화란건 엄밀히 말하면
살아있는 자들을 위로 하기 위함이 아니던가.

그 중에 진도 씻김굿이 유명한것인지 진도에만 씻김굿이 있는건지
제목은 씻김굿이지만 막상 공연은 진도씻김굿이다.

국악인이지만 무당같은 분이 나와서 각각 설명을 해준다.
국립국악원 특유의 후진 음향으로 무슨 소린지 잘 들리지도 않고해서 그냥 보는데
순서는 소가망석-손굿쳐올리기-제석굿-넋올리기-희설-씻김-고풀이-길닦음-액막음 순으로 진행된다지만
역시 모르겠다. 고유한 한국어일텐데 대부분 형용사라서 어느정도 제목을 추정할순 있지만
제목가지고 내용을 추정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중엔 관객의 소원성취도 있다곤 하지만 막상 공연 내용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전혀모르겠다.
옛 사람들의 속담처럼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다'같이 저들의 공연은 가십거리정도로 보면 되는것인지

망자를 위한 공연이라면 전에 '꽃신 신고 훨훨'이 개인적으론 훨씬 감동적이고 감명깊었는데.
굿은 아무래도 너무 멀리 떨어져버린 옛 문화로 전락한게아닌가 싶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시주(?)도 하는걸 봐선 나만 모를뿐 한국사회에선 아직까지 깊게 박혀있는 문화일수 있단 생각도 든다.

그런데 굿도 국악에 속하는걸까?
서양클래식 음악들 중 상당수가 종교음악들이기때문에 굿 또한 국악으로 보는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어렵다.
자막은 무대 좌우 끝 모니터에 나와서 보기도 불편하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도 없다.
해설집을 파는것도 아닌데 판소리같이 해설집을 팔거나 링크를 걸어놔서 볼수 있게 한다거나
나같은 문외한이 좀 더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줘야 하는게 아니었을까.

한국의 1/3은 천주교기독교, 1/5은 불교, 절반이 무교인데 분포가 이러면 굿을 모르지 않을까?
생각보다 점 보러 다니는 분들이 많은것을 감안하면 나같이 완전히 모르는 사람은 의외로 드믈려나.

민속공연을 본다는 생각으로 보기는 했지만 보고 난 후 특별히 기억에 남는것이 없다는것도
국악공연 중엔 드믄현상인데 아무래도 내용을 이해못하고 관련 문화를 접하지 못했기때문이겠지만
그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출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는 국립국악원도 한몫 하고 있는게 아닐까싶다.
(자막은 제발 무대 중앙에 넣자. 자막보면을 공연이 안보이고 공연하는걸 보면 무슨말인지를 모른다.)

국악기획자들이 왜 이렇도 공연에 대해 나태하고 오만한지를 도무지 모르겠다.
막상 공연하고 있는 저들은 어떻게든 국악을 알리기 위해 전국을 쉼없이 뛰어다니고 있는데.

-출연-
주무 : 유하영
조무: 지선화, 양혜인, 오혜원, 조현정, 장지원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2026년 6월 12일 금요일

국악 -산조(散調)-

 

삼일간 서로 다른 구성으로 된 공연 산조. 그렇지만 나는 하루만 예약을 했다.
집도 멀고 회사에서 바로 가는것도 쉽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토요일 혹은 일요일 삼일치를 한번에 하는 구성은 어렵겠지..

마지막 공연을 예약해서 그 구성은
흩어진 기억들 : 가야금, 하프, 장구
잔상 : 가야금, 거문고, 아쟁
이웃이 되어주세요 : 가야금, 장구
우도, 검 : 거문고, 장구
검은산조 : 아쟁, 대금, 대아쟁, 타악
이렇게 다섯가지로 구성됬다.

산조는 리듬악기(북, 장구, 꽹가리 등)에 장단을 맞춰서 연주자가 즉흥적일수도 있고 화려하게 연주하는 기법이라고 하지만
상대적인 장르로 정악이 있지만 이것을 모르니 산조(특히 대금) 음반을 수십년간 가지고 있으면서 차이를 모른다.

보통 서양 클래식은 주된 멜로디와 리듬이 있고 변주되면서 각 막을 형성하며 피날레로 달려가는데
산조도 비슷한 구성으로 어느 정점으로 가고 있는거 같지만 그것이 명확해보이진 않는다.
이것은 내가 국악을 들으면서도 집중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의미는 몰라도 흐름만큼은 들어와야 하지만
묘하게 반복되는 공통된 리듬와 멜로리들. 이것들이 항상같아보이면서도 막상 기억되진 않아 어렵다.

공연 첫번째에선 생소하게 하프가 나온다. 하프와 가야금? 비슷할거 같으면서도 다르 음색
이 팀 이름이 1247로 12현 가야금과 47현 하프라고 하는데
가야금은 음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기때문에 12현이라고 해도 고정된 하프와는 다른거 아닌가?
음색과 연주기법이 달라서 2중주로서 면모는 훌륭한데 하프의 현란한 연주를 보진 못해서 조금은 아쉽다.
(국악 공연이니 하프가 주가 되는건 이상할수 있으려나?) 하프 자체 독주곡을 한곡도 들어본적이 없어서 무엇을 기대할수 있겠냐만
듀엣이라면 그래도 주거나 받거니가 좀 되면 좋았을텐데.
아무튼 국내 악기의 투박하며 거친 소리과 하프의 똥!똥! 거리는 특이한 소리.
뭐 제목처럼 흩어진 기억이 연상되기엔 한번만 들어선 알수 없었지만 연주시간동은 괜찮은 감성에 빠져들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했던건 '우도, 검'이란 작품인데 사람을 암흑속으로 끌어당기는거 같다.
거문고 특유의 어두운 색감때문인지 연주의 독특함때문인지 난생 처음 들어보는 연주기법으로 거문고의 특징의 한면을
최대한 살린 대단히 이상하면서 멋지고 난해하면서 끌림이 강렬한 그런 연주를 보여준다.
장구 역시 리듬감있게 받춰주는것이 이질감없이 녹아져서 어느곳에 집중을 해도 편중되거나 어색함이 없다.
이 곡은 어떤 영감으로 만든것일까? 이 분의 독주회를 보고 싶은데 가능한건지. 어떤 생각으로 작곡했는지도 듣고 싶어지는 곡이었다.
그리고 다른 작품들고 궁금해지는 계기였다.

과거부터 전해오는 리듬과 멜로디를 거부하지도 않았는데 현대적이면서 뛰어난 작품이 나올수 있다는것은
한국악기의 아쉬운 한계점을 아득히 뛰어넘어 새로운 세계로 다가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짧은 시간이나마 흥분되는 시간이었다.

'이웃이 되어 주세요' 라는 제목의 작품은 무엇을 의미 하는걸까?
가야금 소리를 받아달라는 의미였는지 감미롭고 가벼운 리듬에서 경쾌하게 넘어가지만 결코 소홀하지 않으며 기품을 잃지도 않는
실내악의 고급짐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후한 멋과 고혹적인 선율, 미소를 담아 연주하는 연주자.
기다렸다는 듯 장구소리와 합쳐지는 소리들은 편안하게 몰입할수 있도록 묘한 세계로 인도한다.

이번에 나온 작품들은 전반적으로 과거로부터 전해져온 그것을 그대로 답습하진 않는다.
저마다 독창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해서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창작한 무대로 악기만 전통악기일뿐
음악적 생각은 현대감각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적 감성을 적극적으로 받아 들여진 작품들의 멋진 무대였다.

아쉬운건 역시 삼일간 공연 중 하루정도밖엔 못 본다는 현실과
각 예술가들의 연주를 짧게만 들어서 그들의 생각도 좀 전해들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런것이 좀 아쉬웠다.
아무래도 독주회때나 가야 가능할텐데 한국에서 국악 독주회는 예매를 어디서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으니 원.
(국립국악원을 대관하는데 예매는 다른곳에서 하는건 좀 이상한거 아닌가? 예매처 링크가 있는것도 아니고)

-출연-
1247 : 주보라, 이기화, 박지혁
잔상 : 이승희, 최현정, 박필구
이웃이 되어 주세요 : 박경소, 정하나
우도, 검 : 허윤정, 남창동
검은산조 : 배호영, 조봉국, 허준혁, 김법식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2026년 3월 25일 수요일

창극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걷는 자-

 

사람들이 계유정난에 대해 다들 잘 알고 있나?
난 영화같은것에서나 보고 과거 역사시간의 내용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미 500여년 전일이니 글자 몇개 시험때문에 본건과 극히 일부의 내용을 과장한 영화 정도
이게 내가 아는 전부일것이다. 아니 그 마져도 다 잊고 지금은 배우 이정재(수양) 정도만이 생각날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거의 만석이 다름 없을정도로 사람들이 많다니
내가 얼마나 무지한 상태로 이 연극을 접하게 되었냐면 보허자란 뜻이 허공을 걷는자라길래
무협연극인줄 알았다. -.-;; 일종의 신선을 말하고 궁중에서 왕이 이렇게 무병장수하라는의미의 정악이라고도 한다.

아무튼 그런 무지속에서 극을 보는데 처음 시작부터 웅장한 무대와 음악 그리고 노래(창)가 나온다.
비주얼적으로 엄청 신경쓴거 같은 장엄함이 돋보인다. 이건 끝까지 지속된다.
무대 장치는 그렇게 별볼인 없지만 조명과 음악, 음향이 매우 훌륭했다.

110분 연극인데 110분동안 절규 절규 절규 회한 절규 절규 회한 절규 절규 끝까지 절규 절규로 끝난다.
유명한 극들중 이런게 꼭 없다곤 할 수 없다. 특히 오페라중엔 이런게 종종 있지만
이렇게 그 어떤 고저도 없이 끝까지 바닥에서 올라올줄 모르는 극은 처음인거 같다.
배경이 모두 죽어나고 있는 계유정난 후 수십년이 지났지만 서로들 한만을 가슴에 담고 있었으니
그 골이 오죽 깊었겠냐만은 극이라는게 산꼭떼기는 안되더라도 언덕정도라도 잠시 올랐가나 내려오고
그러면서 감정도 추스리고 상황도 엿보면서 다음 씬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하고 그러는데
그냥 계속 바닥이다. 판소리중에도 이런건 없고 다른 창극들도 이런건 없는데 이걸 이렇게 기획한 의도가 무엇일까.

27년이나 지났다면서 이들에겐 이 시간동안 약간의 마음이 여유도 찾을수 없는 세월이었단 말인가.

다시 봐야 좀더 알 수 있을지 정확하진 않다. 무엇이 정사고 무엇이 야사나 허구인지
이것때문에 공부를 해야 할정도 감동은 전혀 없었다.
그냥 비주얼 적으로 멋있게 꾸며진 통곡의 110분이었다.

단테의 신곡을 얼마전전 읽었는데 '지옥편'을 이런 느낌으로 그려내면 더 와닿을 것 같다.

노래한 대목이 끝나서 누가 봐도 '지금을 박수 칠 때야~'라는 쉼이 있는데 그 어떤 사람도
단 한번의 박수 치는이 없는 이 이상한 작품을 사람들이 만석에 가깝게 보는걸까?
천만관객영화 '왕과 사는 남자' 때문인가? 작년에도 이렇게 관객이 많았다고 하던데

연극이 단순히 멋만 잔뜩 있다고 해서 감동을 주는건 아니라는 걸 제대로 보여주는 예의 창극이었다.
(명색이 창작극이면 전라도 말투만 고집하지 말고 전국 말투 골고루 넣어주길.
창작극인데 아직도 자막없으면 발음을 못알아듣는 부분이 생긴다는건 이젠 발성도 좀 옛것만 고집할때는 아닌듯)

출연 : 국립창극단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