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어려운가? 포스터 느낌도 그렇고
흑백다방같은 느낌의 포스터(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연극임)
문제는 보르헤스가 누군지를 모른다는 것. 그렇지만 연극을 보면서 어느정도 흐름은 알것도 같고
집에 와서 보르헤스가 어떻게 꿈을 꿨다는건지 찾아보니 꿈을 꾸는 방법이라기보다는
현실과 비현실, 꿈 속의 자아와 또 다른 자아 간의 충돌, 갈등, 고민?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호접몽을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 뭔가 좀 다른 늬앙스다.
나는 '스크루지 영감' 이 떠올랐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과거와 현재는 진실이고 미래는 허구
다만 이 연극에서 현실의 인물은 죽기 직전의 노인인것이 이야기 흐름상 맞고
나머지 시간대는 꿈 속의 꿈을 꾸고 있는것이란 설정이 맞을수도? 아닐수도?
1막에서 중간자 역할인 오십대의 한 연극 배우 그리고 이십대의 젊은 배우
이 둘은 같은 존재로서 타임머신을 타고 내려온거 같은 설정인데
따지고 보면 일방적인 설교를 한다. 이것보다 더 수직적인 관계가 또 있을까.
이십대 윤상현은 오십대의 윤상현이 신적인 존재로밖엔 보이지 않을것이다. 물론 믿는다면
그리고 오십대는 과거를 회상하듯, 이십대는 자신이 꿈꾸고 있는 배우의 생활들을 이야기 한다.
대화는 흐름은 일방적일 수 밖에 없는데 오십대의 윤상현이 말하는 것을 이십대가 어떤 반론을 할 수 있겠는가.
이미 지나버린 과거를 그대로 진행해야 하는 운명의 이십대의 심심한 미래일뿐인것을
보통 이런 전개는 미래를 바꿔가는 원동력이 된다.
(영화 '데스티네이션' 처럼 죽을 운명이면 어떻게든 죽을 사람은 죽는다는 설정도 있지만)
신기할정도로 청년은 모든것을 순응한다. 이럴 수 있나?
꿈 속 자신의 자아라서 반항을 하거나 거부한다는게 의미없기때문일까.
그래서 1막의 중반부부턴 살짝 지루함이 있다. 내 자신이 운명론자이나 미래를 알게되었다면
인간이라면 당연히 바꾸려 하는게 당연한것인데 아무리 꿈속이라도 너무 일방적인 흐름은
그냥 중년 남성의 옛날 이야기를 듣는 정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상황 자체가 서로 대립될수가 없기때문이겠지. 서로 쌈박질을 하게 된다면 패러독스(Paradox)에 빠져드니
아마 작가는 이부분에서 스스로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져들었을것이다.
2막은 상황이 바껴서 오십대의 윤상현과 구십대의 윤상현이 나온다.
이건 상황만 바꼈을뿐 1막하고 다름은 없다.
죽기 직전의 윤상현은 오십대의 윤상현에게 또 다시 일방적인 설교를 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오십대 윤상현이 구십대에게 순응하지 않는다.
죽어가는 그리고 그는 자신이 살아왔던 인생을 오십대 윤상현에게 토로하지만
글쎄 이미 오십년이나 살아온 인물이 노인과의 대화에서 어떠한 것들을 받아들이려 할까
오십대는 거부하지만 노인을 말한다. 모두 잊고 몇십년 후 지금의 내가 되어 있을거라는
이것은 청년 또한 몇십년 후엔 오십대의 윤상현이 되어 있을테니
발버둥 쳐봐야 정해진 운명을 거스를순 없다는 천명? 천성? 같은 것일까. 배우의 숙명일까.
다만 여기서 오십대 윤상현이 현실일거란 추정이 되는데 어느 모텔방에서 쓸쓸히 홀로 죽어가는
구십대의 윤상현을 보며 회한같은 감정이 생긴다는 것은 저 말로를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는지 되묻지만. 답을 알곤 있지만 다른 결말을 원하는 것일까?
좋아서 배우가 되었고 좋아서 배우생활을 하고 대학로에서 다작 배우가 되었다고.
이 단 한가지의 이유때문에 모든 인생을 받친것이 아니었나? 그러면 된거 같지만
마음 한 구석은 무엇인가 허전함이 느껴진다.
오십대 무렵 사람들에게 흔히 찾아오는 현타 같은 현상?
이쯤 되면 아흔살의 자신의 미래는 어느정도 보일테니 그 미래의 나와 이야기 할 수록 공허함이 커지겠지.
인간이 어떤 과정을 거친 후 결론에 다달았을때의 감정과 과정을 건너뛴 후 결과를 접하는 감정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1억원을 10년동안 힘겹게 일해서 모았을때와 갑자기 1억원이 하늘에서 떨어졌다면
그가 느끼는 1억원의 가치 크기는 완전히 다르듯
이 부분에서 1막과 2막에 공존하는 모순점이 있다. 과정을 이야기 한다고 해봐야 청년과 중년의 대화에서 청년은 이해 못하고
중년과 말년의 대화에서 중년은 이해 못하는 것이다. 서로 뜬구름같은 소리만 하는것이지.
그래서 중년 윤상현이 현실이어야만 이 이야기는 열린결말로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된다.
끝도 비슷한게 맽음이 되었지만 뭐랄까. 중간이 좀 맹숭맹숭하다고 할까.
스크루지영감(원제 크리스마스 캐롤)처럼 극적 요소가 좀더 가미되야 수직적인 관계라도 재미가 있을텐데
심리서사 모노드라마 형식의 인물 한명의 2인극이라서 사건을 만들긴 어렵겠지만
지나온 사건이라도 좀더 재미있게 구성이 가능했을텐데 아주 조금 아쉽다. (모노드라마들이 대부분 그러지 않던가.)
양창완 배우의 양창완인물과 윤상현배우의 윤상현인물 두 연극이 설마 내용이 다른것은 아니겠지?
서사가 다르다면 두편을 모두 보는 재미가 있었을거 같기도 하고
두 배우의 스타일이 다를테니 느낌은 다르겠지만 내용이 동일하면 또 그게 큰 의미가 없어서
오늘이 하필 막공이라 한편만 본것은 조금은 아쉬운 생각이 든다.
출연 : 윤상현, 유무선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