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9일 일요일

연극 -갱생 트로이카-

 

갱생(更生)의 뜻이 무엇일까? 초기화 된 삶일까? 아니면 사회에 순기능 하도록 변화되는것을 말할까?
한문 뜻 자체만으론 다시 시작하는 삶정도 외엔 별 뜻도 안보인다.
인간 사회에서 사용되니 좋은쪽으로 시작하길 바라는 염원이 좀 있는 정도랄까?

트로이카. 세명으로 구성된 팀.  결국 새로운 삶은 시작하는 셋으로 구성된 팀을 말하는것일수도
혹은 그렇게 되길 바라는 작가의 심정? 일제강점기시절이니 일본 경찰의 마음일까?

독립군하곤 전혀 관계 없는 내용이다. 배경을 왜 이때로 삼았는지조차 솔직히 납득되지 않는다.
시대 특성상 욱일기(전범기)를 걸어놨지만
현대물로 해도 이상할건 없는데. 탈옥을 시켜야 하니 그 시절에 가능할거라 생각했던걸까?
내통하면 지금인들 불가능할까.

그리고 목사가 들어올것을 어찌 알고서 박기만(사업가)은 미리 들어와 있던걸까?

전체적으로 흐름이 좀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단 몇시간정도의 상황이라 개연성까지 따지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흐름의 자연스러움이 있어야 하는데 감옥이라고 대뜸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등의 말을 하면
이건 누가 봐도 사기꾼이 아니던가. 최소한 첩자, 비밀경찰? 그런데 아니고서야

목사와 젊은이는 또 왜? 상황설정에 대한 부연 설명이 거의 없는 생선 중간토막만 있는데
그마져도 장르가 블랙코미디라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도 않는다.

배경하고 전혀 맞지 않는 흐름때문에 뭔가 씁쓸하고
시사풍자를 하려면 제대로 무엇인가 멱살을 부여잡고 까내려가던가
블랙코미디라고 안웃긴 코미디란 뜻은 아니지 않은가? 화끈하고 제대로 웃겨서 기억에 좀 남게라도 해주던가.

전체적으로 그냥 씁쓸한 극이다.
당시엔 독립군 팔아먹는 저런 사기꾼도 많았을텐데
종교 팔아먹는 사기꾼도 많았을텐데
유학생인척 흉내내며 사기치는 놈도 많았을텐데
이들이 대부분 나라를 좀먹듯 팔아먹으며 죄책감도 없었을텐데.

그리고 75분이 아니라 65분 남짓 될까 말까? 짧아도 너무 짧고 내용도 너무 부족하다.
뭔가 살좀 붙이면 작가가 의도한 어떤 함의를 좀 볼수 있을법 한데 왜 이렇게 미친듯 잘라낸것인지.
(유튜브에 작가 인터뷰로 작품해설이 있지만 온갖것을 붙여놨을까봐 보기 겁나서 보지 않음)
좀 넉넉히 붙여봐야 90분에서 100분인데. 간질 간질 재채가 나올듯 말듯 섭섭했다.

그런데 체홉축전이라며 7편을 두달간 하는데 정작 체홉 작품은 한작품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좀더 넣어주지.

출연 : 한창훈, 박재영, 이강원, 정연우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2026년 8월 8일 토요일

연극 -우정어린 두 여자의 낯뜨거운 이야기-

우정어린 두 여자의 낯 뜨거운 이야기?
제목이 이러면 오히려 낯 뜨거운 이야기는 없다는 소릴텐데.
리플렛도 없고 극에 대한 시놉도 없고. 포스터 한개 인터넷에 떠돌 뿐이다. 왜?

성인극은 아니다. 성인전용 연극을 안본지는 수십년은 됬을거 같은데
연극계통에서 이런류는 사라진거 같기도 하고 왜 사라졌는지는 모르겠다.
한때는 전신나체 연기니 뭐니 하며 한창 홍보하던 시기도 있었는데 무엇이 한국사회에서
성인연극을 이렇게 죽여버린걸까? 가끔 이런 시시콜콜한 성인물스러운 대사가 나오는 연극을 보게되면
왜 사라졌는지 궁금해진다. 아직도 어딘가에선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예매처에선 보기 어렵다.

이 연극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는데 도통 나오질 않는다. 초연이 2019년이라는것(이렇게 오래됬다니)
그리고 낯익은 배우? 권민중 배우가 투캅스에 나왔던 그 배우였다니. 그리고 안똔체홉극장에서 벚꽃동산에 출연했었다니.
그때 내가 봤나 찾아보니 봤다. 정말 어이없다. 이 극장에서는 항상 재미있게 봤는데 주연 배우를 기억못하다니.
안면인식장애가 있나? 있으니 어디서 봤는지 기억을 못하는거겠지. 올해 5월에 봤던 연극인데 에휴

이번 연극은 성인물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로 묘사를 했더라면 뭐 그럴수도 있겠지만
별다른 내용은 없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전체 관람가라고 하겐 조금 애매함

오랜 친구가 미국에서 들어와 자신의 집에 잠시 머물러 있는 동안 서로가 안고 있던 갈등을 술과 함께
풀어내고 해결되는 소소한 사건들.
현실에선 칼부림 날거 같은 양다리 사건임에도 서로 유쾌하게 없던 일처럼 넘어가는 여유로움.
(자유롭게 즐기는 타입이 아니라서 그런가? 섹스파트너니 뭐니 하는건 이해는 못하지만 상황이 그런것도 아님)
 
코믹도 아니고 멜로도 아니고 드라마? 치정도 아니고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하기엔 흔하게 있는 이야기가 과장된 그런것도 아니고
전형적인 소설속 인물들의 이야기 같은 기분이라서 좀 멀게 느껴져서 동화되기엔 쉽지 않은 연극이었다.

대학 졸업하고 20년 살았으면 곧 있으면 50이 다 된 나이 아닌가?
그런데 엔딩엔 갑자기 클럽녀가 된다고? 드라마에서나 하루아침에 사람이 바뀌지 실제로 가능한건지 모르겠고 본적도 없다.
결국은 TV 드라마를 연극으로 보고 있는 기분이랄까? TV단막극 같은? 그래서 연극만의 매력(감정이입)이 잘 살아나질 않았다.
물론 내가 그다지 선호하는 성인들의 삶에 대한 형태가 아니라서 더욱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다른 관객 특히 여성 관객들의 반응은 그다니 나쁘지 않았음. 남자들은 묵묵, 웃음소리 한번 없었음)

뭔가 재미가 있으려다가 중간토막만 싹뚝 잘라버리는 듯한 느낌.

끝은 여지없이 수많은 것들이 술술 해결되어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간다는 전형적인 해피엔딩.
차라리 술마실때 서로 머리끄댕이 잡고 치고박고 싸우다가 양다리 남자 둘중 한명을 대리고 미국으로 떠나버리지.
어차피 어느쪽도 현실성은 없어보이는데 그러면 차라리 상상속 판타지 쪽이 낫지 않나?

아무튼 특별히 여운이 남거나 개운하게 뭔가 풀리거나 시원하거나 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이런 극의 해피엔딩은 뒷끝도 별로 남는게 없어서 찝찝함이 없는 상투적인 드라마의 매력을 지녔으니
이게 취향에 맞는 사람이라면 다르게 와닿겠지.
그런데 권민중 배우는 성량을 높일때 소리가 끊기던데 갑상선 수술을 했나?
(갑상선 수술 초기에 내가 그랬었는데 엄청 답답. 고음불가. 소리가 그냥 안나오고 끊김 -.-;)

출연 : 권민중, 최지은, 한규남, 김부경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2026년 8월 2일 일요일

연극 -송화가루-

극장에 딱! 들어섰는데 정사각 형태의 인조잔디가 예쁘게 깔려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뭐지? 연예물이었나?
송화가루는 소나무의 꽃가루라서 봄철에 노란 먼지같은게 있으면 대부분 송화가루인데
왜 나는 연예물쯤으로 생각했을까? 시놉을 미리 보려해도 워낙 습관이 되어있질 않으니 잘 안된다.

연극이 시작과 동시에 한 선수가 축구공을 열심히 찬다. 그제서야 잔디밭이 축구장이란것을 알게 되었다.
포스터만 보면 영락없는 연예물인데. 엄밀히 보면 연예물 같아서 솔직히 예매하기 좀 꺼렸었다.
(멜로를 좋아하지만 연극으로는 그다지. 슬퍼서 눈물이라도 고이면 챵피하기도 하고.)
물론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버렸다.

이 극의 정체성? 장르? 는 무엇일까?
새터민(탈북이주자들)에 대한 갈등을 다룬 심리, 르뽀, 다큐, 부조리 인가?
아니면 축구부 학생들의 성장물일까?

내가 보기에 송화(새터민)의 배경은 임의로 사건을 만들기 위한 도구일뿐 성장드라마 쯤으로 보는게 맞아보인다.
전체 흐름도 그렇고 구성도 그렇고 축구부원들간의 갈등은 송화와 부원들 외엔 어떠한 사건도 발생하지 않는다.
새터님으로서 탈북당시에 트라우마로 인한 주변인들과의 갈등, 고뇌 같은것을 극적 요소로 활용할뿐
이들의 삶에 대한것을 다루는 사회현상과는 거리가 한창 멀다.
송화 대신 외국인 특히 한국사람들이 무시하는 좀 못 사는 나라 사람 누가 들어와도 비슷한 상황일것이다.

이기기 위해 축구를? 여럿이 팀으로 해야 하는데? 차라리 격투기를 하면 상황이 맞기나 하지.
결로은 그냥 축구를 할때 기분이 좋다는 것. 이건 축구부 부원 모두와 스탭들도 모두 공감하는 것으로
송화의 배경이 갖는 상징성의 의미는 없어진다. 애니매이션에서 하니가 미친듯 뛰어다닌것과 같이
몸을 엄청 쓰는것이 복잡한 생각을 잡아주는대는 특효라서 속 시끄러운땐 운동만한게 없다.

그래서 전체적으론 성장드라마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그냥 낯 뜨겁다. 연극은 충분히 상황을 잘 살리지만
성장드라마는 아무래도 상황들에서 손이 좀 오그라 드는 경향이 있다보니 20대 초반까지는 감동으로 다가오지만
30대 이후부턴 안보게 된다. 더이상 철학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들고(어떤 깨달음이 있더라도 금세 잊어먹음 -.-;)
중2병 같은 판타지를 품는듯한 성향도 있고. (중학생때 일기를 읽어보면 이해 될듯)

그리고 축구라는, 어떤면에서 보면 작은 극장에서는 표현하기 썩 좋지 않은 소재란 생각도 든다.
슛한번 제대로 할 수 없어서 프로젝터 스크린으로 그 효과를 대신하지만 경기의 긴장감, 긴박감, 순간 순간 동물적 감각 등의
표현 자체가 거의 전무하기때문에 배우들은 이 상황을 좌절(0:9로 깨질때)할때나 졌지만 기분 좋을때나
감정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 저들은(배우) 한창 숨가쁘게 달려왔지만 막상 이곳은 작은 소극장일뿐이니
아마도 대극장에서 공연을 한다고 이 허전하고 공허한 느낌이 달라질거 같아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뻔한 엔딩. 엄밀하게 보면 뻔하다기 보단 난 이길줄 알았다. 그래서 결승은 아니라도 축구부는 존속할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이런면에선 뭐랄까? 제법 괜찮은 엔딩이라고 할까?
아마도 여기서 축구부가 존속하는 쪽으로 흘렀다면 연극의 느낌은 좋지 않았을것이다.
(순리를 저버리는 엔딩은 짜증이 동반될뿐임)

송화의 고통이 좀더 극적으로 좀더 심층적으로 묘사되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졌더라면,
성장드라마가 아닌 서사극이나 부조리극 형태였다면 어땠을까?
한국사회에서 새터민에 대한 사회 갈등요소는 적지 않게 존재한다. 그것을 송화하는 한 인물을 통해,
너무 어린 나이에 넘어왔기때문에 어느쪽도 치우치지 않은 한 생명을 놓고 저울질 해대는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 칼날을 댔다면
연극을 보면서 웃을수는 없었겠지만 우리 한국 사회를 다시금 돌아볼수 있지 않았을지.
이런 면에서 소재(새터민과 아이)가 조금은 아까운 생각이 든다.

송화가루처럼 널리 흩어졌으면 하는 송화의 바람.
현실은 사방에서 생각없이 날라오는 비수들. 그로 인한 한 인간의 파멸의 서사.

아무튼 성장드라마로 살짝 살짝 웃으며 2시간이란 시간이 짧게 느껴졌던 제법 괜찮은 극이었다.

출연 : 이유진, 김예진, 박지영, 하예은, 윤수인, 이수진, 공아름, 김민형, 이미라, 윤동성, 김재용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2026년 8월 1일 토요일

연극 -오이디푸스-

세종문화회관은 세금으로 지어졌고 서울시 예산(세금)으로 매년 근500억정도씩 지원하고 있지만
일반인이 섣불리 관람하기 어려운 공연들을 주로 한다. 참 개같다.

오이디푸스? 운명에 대항하려 하지만 점점 빠져드는 인간 사고의 본능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미친 작품이다.
그리스 신화들 보면 대부분 인간적이면서 생각보다 별볼일 없는 가십거리 정도의 내용들이 일색인데
(신인데 번식을 하고 서로 이권을 위해 죽이고 죽고 살점이나 피가 되 살아나고. 지가 무슨 플라나리아인가?)

아무튼 심연 깊숙히 들어있는 호기심, 탐욕, 시기, 증오, 번뇌 그리고 인내 수많은 인간 내면의 세계를 함축적으로
멋지게 구성되어 있는 작품이다. 기원전 작품이긴 한데 이때의 감각으론 어떤 느낌의 작품이었을지.
하지만 적어도 신을 깊이 경배하고 신탁에 대한 믿음 또한 절실했던것으로 예상은 된다.
기원전이면 500여년전 작품이니 거의 청동기시대나 다름없는(철기시대지만) 시기라서 지역에 따라선
원시사회같은 곳도 즐비했던 까마득한 옛날 옛적의 이야기로 이점을 감안한다면 그다지 이상할건 없어보인다.

이것을 고려를 세우고 삼국을 통일한 왕 중의 왕이었던 배우 최수종께서 맡았다?
내가 이걸 왜 예매했는지 지금은 까먹었다. 왜 했을까? 일종의 오기였을까? 국민배우 최수종을 보고 싶었을까?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의 산물로 소극장 연극을 포기하고 예매를 했겠지.
(정말 보고 싶은 배우때문에 구입하는 경우도 가끔 있음)

고전 연극은 발성이 좀 특이하다. 왜 일까? 한국 고전은 별로 그런게 없는 편인데(고전이라고 무조건 판소리 하는건 아니니)
다들 배에 힘 빡! 주고 우럴차게 그리고 쭉! 뻗는 소리를 내기때문에 왠만한 극장에선 마이크따위는 필요가 없다.
그래서 세종문화회관M씨어터는 그냥 해도 될 정도의 중급 크기에 불과하지만
다들 특이하게 마이크를 사용한다. 그런데 우낀건 단 한사람을 제외하곤 마이크따위는 필요없을거 같은 발성이다.
직접적으로 말해서 최수종 단 사람을 위해 배우 전체가 마이크를 차고 있는거 같은 생각이 들정도
최수종의 발성은 솔직히 별로였다. 평생 연기를 했고 최고의 배우기때문에 특정 연기는 최고수준일수도 있겠지만
카메라 없이 제법 떨어져서 연기하는 무대에선 그만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무대 배우들의 몸짓들은 평상시엔 불필요해보이는 행동들같아보이지만 이게 없으면 저 배우의 심정을 알길이 없다.
그 만큼 무대와 관객은 매우 멀디 멀다. 그래서 각각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들이 배우마다 다르고
그게 잘 먹히는 배우는 유명해지고 그게 잘 안되는 배우는 배우 생활이 순탄하진 않을거다.
(TV나 영화 배우만 했던 사람들은 이 부분에서 전혀 감이 없는거 같음. 대학시절엔 정극을 많이 하지 않았나?)

오이디푸스 내용 자체가 한사람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둘러 쌓는 구조긴 하지만
최수종을 위해 모든 배우들이 떠받드는 것 처럼 보인다. 심지어 특이하게도 귀신처럼 따라 붙어서 상황을 설명하는
코러스가 있다? 원래 있나? 싶어서 다른곳도 찾아봤으나 다른 공연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처음엔 죽은 영혼이 붙어다니는줄 알았음)
심지어 효과음향까지? 영화인줄(연극에 왠 효과음-피아노소리지만 멜로디가 아님 극적 효과용 효과음-)
이때문에 극적 효과는 더 있지만 그 판(감정)을 깨는 것은 역시 그 한사람 뿐이었다.

그래서 오이디푸스 다른 공연들도 그런가 싶어서 외국 공연들을 몇편 찾아봤으나
이렇게 드라마틱한 움직이는 배경(프로젝터로 배경을 투사하는데 배우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함 같았음)을
영화처럼 사용하는 연극은 단 한편도 없었다.
그만큼 무슨 영화를 보듯, TV 드라마를 보듯 관객의 상상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영상을 활용한 최대한의 특수 효과를 낸다.

그렇게 크지 않은 극장에서 많은 것을 우겨넣어 고급지고 비싼 공연을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건 어느정도 성공한게 아닐까? 좀 더 큰 극장이었다면 OP(오케핏)에 연주자들도 섭외해서 더 웅장하게 꾸몄을지도 모르겠다.
출연진도 화려하지만 군계일학 같은 존재로 돋보이는 연기력을 선보인 이오카스테(임강희)는
계속해서 집중할수밖에 없어서 어느 공연이든 연기를 잘 하면 시선이 갈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딕션 끝내주고 무대에 특화된 연기와 일관성, 호흡, 매너 등) 어쩌면 모든 배우들의 연기는
동일한 톤으로 잘 구성되어 있었다. 단 한 사람을 빼놓고 말이다.

이럴거면 일반 현대 극을 하지. 왜 고전을 하겠다고. 그 덕에 티켓값은 더럽게 비싸지고.

최수종 팬이라면 이분이 출연한 날짜를 선택하시고
'난 오이디푸스 제대로 된걸 보고 싶다'면 양준모, 임강희 두분이 출연한 것을 선택하는게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선택일듯 싶다.
(보통 인지도 높은 배우와 더블 캐스팅 된 배우는 왠만해서 훨~~~씬 무대연기가 뛰어남.
인지도 높은 배우는 티켓값 비싸게 받겠다는 기획사의 의도일뿐 연극 품질과는 큰 관계도 없음, 오히려 별로인경우가 대부분임)

발성은 평생 TV카메라 앞에서 연기했던 분이니 그럴수 있지만
무대를 뛰어다닐때 제발 흐느적 거리지좀 말고 손짓 발짓 표정 주변 사람들에게 좀 배우자.
순간 풋!이란 소리가 나올뻔해서 너무 놀랐었다.
자신이 다른 배우들과 뭔가 다르다는걸 모니터링 안하나? 에휴.

아무튼 얼굴마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성비가 한참 떨어진다는 진리를 되뇌여야 한다.

출연 : 최수종, 임강희, 임병근, 남명렬, 최수형, 박정자, 황성대, 임정욱, 김동현
코러스 : 이충곤, 소나영, 박범규, 손창성, 오태린, 이건영, 박서영, 강윤재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2026년 7월 26일 일요일

연극 -자객열전Ⅱ(안응칠 워크숍)-

제목이 왜 자객열전일까? 사마천의 사기에 자객열전이 있는데 왕을 위해 목숨을 바친 자객들의 내용이다.
그런데 이 연극에서 말하는 자객은 의사 안중근(안응칠은 이렇게도 불렸다고 함)에 대한 이야기다.
일부에선 자객이라 말하기도 하고 테러리스트(친일매국노들과 일본애들이 일부가 주장)라고 비하하기도 한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자객열전은 주군에 대한 충정을 기리기 위함을 매우 긍정적으로 표현(영웅화)되었다고 하지만
자객이란 단어가 갖는 늬앙스는 부정적인 의미가 크다.

안응칠이란 이름이 안중근의사의 다른 이름이란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긴 한데 일본에서 재판을 받을 당시에 그렇게 불리운건지
안중근의사의 일대기를 보지 못했기때문에 이번에 새로운걸 간접적으로나마 다양하게 접하게 되었다.

백스테이지 드라마 형식으로 배우들과 연출, 각 스탭 들이 해당 인물을 연구하고 표현하는 등
극을 만들어가는 형식을 띈다. 가끔씩 이런 구조를 지닌 연극들이 있긴 한데 관객들에게 생각을 하게 하고
질문을 하기 위함으로 이런 형식을 취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연극은 관객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안중근이란 한 인물을 좀 더 깊게 생각하도록 만든다.
좀 아쉬운건 우리가 흔히 현대사에서 배우는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내용은 극히 없는 편이라는것.
친일매국노들이 정권을 연이어 잡다보니 이런 현대사를 초중고 정규 교육과정에서 매우 편협하게 다룰뿐이다.
이것은 민주정부가 들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민주교육감이란 부류가 선거에 당선되기 시작한지
오래됬음에도 고교야구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조롱 구호가 나오고 있으니
한국에서의 현대사는 잃어버린 100년의 역사나 다름이 없다.
초중고 교육과정만이라도 제대로 살리면 지금 청년들이 극단적으로 한쪽에 치우치는 성향은 없었을텐데 안타깝다.

내가 안중근이란 한 인물의 일대기를 직간접적으로 조금 깊게 접했다면 이번 연극은 지금과는 다르게 다가왔을수도 있다.
하지만 아는 정도라고 해봐야 약지가 잘린 손 도장과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독립운동가.
감옥에서도 떳떳하고 당당했다? 정도인데, 일화에도 속하지 못할정도의 일부분일뿐.

그래서 이 연극에서 다루는 안응칠(안중근)이 겪었을 당시의 심정과 고통, 태도, 역사적 진실 등은 거의 처음 보는것이 많았다.
특히 동아시아 평화(한중일)를 위한 동양평화론을 주장했다는것 역시 이번에 부끄럽지만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러일 전쟁때 일본이 이긴것을 놓고 좋아했다는것 역시(동양 평화적 관점, 러시아의 제국주의를 막아냈기때문) 처음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안중근의사께서 매국행위를 한것은 결코 아니다. 당시 한국은 주변 제국주의때문에 항상 힘들었으니
이것을 막기 위함으로 일본이 나섰기때문이었는데 일본 역시 제국주의로 한국을 침략한것에 대해 반발하고 대항했기때문에
이완용같이 매국노들하고는 근본적으로 다른 민족주의자였다.

이러한 것들을 이 연극에선 토로하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형식을 벗어나지 않아서 워크숍이란 제목을 붙인거 같다.
얼마전 봤던 '원칙'이란 연극이 생각난다. 과연 이들에게 원칙이란 무엇일까?
관객에게 끝까지 해답을 내놓지 않고 질문을 쏟아내는 훌륭한 연극이었는데
다른 형식이지만 이 극 역시 해답을 내놓지 않는다.

다만 사회의 보편적인 지향점이 아닌 한 인물의 심리 상태에 대한 탐구이기때문에 그 인물에 대한 사전적 지식이
어느정도 필요하다는게 내게는 벽으로 다가왔다. 그 동안 미천한 지식을 총 동원해서 저들의 질문을 분석해야 한다는게
어려웠다. 졸릴만한 부분이 없음에도 하품이 나오는것은 내 처리량의 한계치에 다다른것인가
하지만 눈을 감을순 없었다. 내용자체가 은근히 절절하기도 하고 저들의 고민은 나에게도 고스란히 흡수되기때문이다.

다른면으로 연극에서 해답을 정해놓고 관객에게 던졌더라도 인물의 특성상 별다르게 반발하진 않았을것이다.
(안중근의사를 놓고 테러리스트라고 결론짓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연극은 어려운 선택을 했고 그 길을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로 모두 받아서 관객들에게 토스한다.
그리고 많은 관객들은 그것을 고민하고 생각했을것이다.

묵직한 감동보다는 무거운 생각을 안고 극장을 나올수밖에 없는 주제와 전개였지만
많은것이 잘 어우러진 멋진 연극이었다.

그런데 자객열전1은 못 봤는데 이건 언제 다시하지? 봐야 될거 같은 기분인데 ^_^;

출연 : 이해성, 이은정, 이설현, 고경태, 강연주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2026년 7월 25일 토요일

연극 -섶자리-

 

부산에 섶자리라는 곳이 있는거 같다. 그리고 그 곳이 개발한다는 2016년도 기사를 찾아볼수 있다.
배경이 이러하다. 동내를 개발하려면 아무래도 땅을 모두 매입해야 하니
동내 주민들간의 갈등 사유가 된다. 이 연극은 이것을 그리는 줄 알았지만
자식 먼저 보낸 부모의 심정을 표현한 연극인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중엔 부모 두분 모두 돌아가시고 언니 떠나고 첫째는 처음부터 없었기때문에
총 일곱 식구인데 넷이나 떠나버린 이상한 연극이었다. 도대체 이게 섶자리 개발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건지

연극을 보다보면 시대가 어느때인지는 모르겠다.
일단 섶자리에 호텔이 들어선다는 2016년 기사가 있긴 한데 시점이 이때인지
첫째는 어부가 되기 싫었지만 아버지가 어부를 시키려다가 그만 바다에서 변을 당했다.
그 죄책감으로 아버지는 계속해서 아들을 기다린다. 이 때 마침 섶자리 개발붐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모두 팔려고 서명을 하고 있는데 부모가 자식을 잃어서 어디로도 못 떠나는 상황
그리고 조상 묘도 있다고 하니 더욱더 안팔려고 한다.
(선산이 있다면 안팔고 그곳에 살려고 하는게 당연한거 같은데. 특별히 어딜 가 보고 싶어하는것도 아니고)

둘째 자식은 글 작가로 자신의 집 이야기를 장편 소설로 쓰고 있다며 계속해서 상황 변화를 나레이션 한다.
셋째는 어부, 넷째는 학생은 아닌거 같고 어떤 남자와 열애중이라고 하는데
남자의 부모가 한센병환자라 반대를 하니 특이하게도 여자는 집을 가출한다.
이미 집을 나가서 살고 있었던거 아니었나? 뭔가 설정이 이상하다. 한집에서 모두 같이 살고 있는데
내가 착각한것이겠지만 그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무릎꿇고 엄마에게 허락을 구하는것까지는 이해된다.
그러나 엄마는 부모자식 연을 끊겠다고 하니 야밤도주를 한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그냥 낮에 떠나도 될 상황같던데 도둑놈도 아니고 다들 일터에 나간 낮에 편지 한통 적어놓고 나가면 될일을
불필요한 극적 효과를 보려했던건지. 아무튼 별다른 긴장감 따위는 없다.
다섯째는 학생이 분명한거 같고 데모를 하다가 경찰들에게 맞고 그런다. 이 시대에 그랬던가?
경찰이 폭력을 행사했던게 이명박 정부 시절이(2008~2013) 거의 끝 아니었나?
이것도 서울에서 명박산성을 쌓고 물대포를 쏘고 지랄을 해서 멀쩡한 농민을 죽인 개새끼 시절도 아닌 그 이후인데
(얼굴에 상처를 입고 집에 왔길래 시대가 한참 이전인줄 알았음)
뭐 박근혜정부시절도 좀 껴있으니 어느정도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무엇을 알기려하는지 잘 모르는 상황으로 시간이 흘러간다.
갑자기 날이 구진 어느날 셋째가 어업 때문에 나가려 하니 아버지가 함께 따라가다가
사고가 생겨서 돌아가신다. 황당하다고 해야 하나? 왜? 노인이 고기잡이 배에 왜 따라간거지?
도움 될거 같은 외모가 결코 아닌데? 아들은 왜 또 그러자고 하는거지? 보통은 이럴때 말리지 않나?

넷째는 갑자기 죽었다는 통보를 받는다? 췌장암으로 갑자기 떠난다며 본인이 편지를 보냈다.
이런 위급한 상황이면 식구 누구라도 연락을 미리 하지 않나? 그냥 떠난다고? 그러면서 자기 자식을 보낸다고?
애 아빠는? 자식을 나몰라라 한건가? 이게 무슨 상황일까? 무슨 상황이지?
이 집은 도대체가 어떻게 돌아가는 걸까?

이 소식을 듣고 어머니도 얼마 안있어 떠난다. 자식 둘을 잃었으니 기운없을만도 하지만
이렇게 허망하게 떠난다고? 물론 이것도 둘째가 나레이션으로 모두 설명해줄뿐
아버지가 떠날때의 상황이나 어머니가 떠나기 전의 상태 뭐 이런거 없다.
둘째가 대충 몇마디 툭! 던지면 상황이 끝나버린다.

무슨 연극이 이렇지? 기승전결의 전환점마다 극은 없이 나레이션으로 몇마디 하면 그걸로 상황은 마무리 된다.
이럴거면 낭독극을 만들지 이게 뭐지? 납득이 안되는 이상한 연극
그리고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영~ 이상하다.
자연스럽지도 않고 호흡이 끊기고, 다 그런것은 아닌데 아무튼 몇몇이 그러하니 연극을 보면서 맥이 끊긴다.
특히 그놈의 나레이션은 왜 그리도 어색한지(연기도 특이하고 대사의 내용도 이상하게 좀 늙은 기분)

전체적으로 고리타분하며 전개가 중구난방에 상황변화에 맥 없이 작가 마음대로
생각 나는대로 흘려버린듯 이상하다.
음향도 파도소리나 암전에 흘러나오는 어울리지 않는 음악들과 주제를 설명하려는듯 생뚱맞은 프로젝션의 한줄 문구들.

지난번 황금용을 보고 난 후 이번것을 조금은 기대했었다.
아무래도 베테랑들께서 기획한것들이니 최소한의 레벨이 높을거 같아서였다.
하지만 이번 극은 너무 작가 주의 관점에서 의식의 흐름대로만 진행되고 전개의 개연성을 찾기 어려우며
미흡한건 나레이션으로 떼워서 아쉬움이 남는 연극이었다.
그리고 다들 경력이 제법 되는 배우분들일텐데 연기가 이상하다. 왜 그랬을까. 연습시간이 얼마 안됬나?
호흡이 흐트러지고 맥도 끊기고 자연스럽지도 않았다.
모두들 뛰어난 분들일텐데...

출연 : 박성호, 최분희, 차영욱, 박수문, 박수혁, 박수인, 박수정, 박수향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2026년 7월 19일 일요일

연극 -바냐삼촌-

 

독특한 기분이 든다. 바냐삼촌(아저씨)이 멜로였던가?
지금껏 몇번 보지 못했지만 치정멜로로 생각된적은 없어던거 같은데.
(지난번 국립극장에서 한 반야아재가 좀 그런 느낌이 들긴 했는데 그건 너무 대놓고 들이대서)

총 4막으로 되어 있고 2막이 끝난 후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나머지 2막으로 끝난다.
총 3시간가량 되는 대작이지만 인물간의 묘사가 뛰어나서 이런 소극장에서 보기엔
더할나이 없이 좋은 극이다. 그리고 안똔체홉극장은 의자가 미친듯 좋아서(영화극장 의자로 되어 있음)
긴 연극이라도 전혀 불편함이 없고 커피등 음료를 마셔도 뭐라 하지 않는다. 물론 휴대폰을 하면 안된다.

아련하게 기억된 느낌과는 다르게 보이는데 왜인지는 모르겠다.
기억을 되짚어보면 바냐는 고생을 하지만 그의 노고를 알아주는 사람은 누이의 자식인 소냐 말곤 없다는 것이고
흔히 말하는 지식인들의 탐욕이나 아집등을 꼬집는 뭐 그런 내용들?
그 와중에 이상주의(자연주의)자도 있고 눈과 귀를 모두 막은 맹목적인 부류인 엄마도 나오는데

이번에는 엄마의 역할이 좀 줄었나?싶은 생각마져 든다.
시대 기류에 맞게 생겨나는 탐욕적이고 이기적인 교수 역시 그대로지만 너무 쇠약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탐욕스럽기보다는 쓰러질거 같은 위태로움이 느껴진다.

극 중 가장 적절한것은 교수의 두번째 아내 엘레나인데 정말 젊은 미인 배우라서
조금은 놀랐다. 그 동안의 엘레나는 미인이지만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래서 오히려 반야, 미하일등이 사랑에 빠지는게 어색하진 않게 느껴졌으나
뭐랄까? 너무 애기애기하다고 하나? 극상 캐릭터야 교수를 사랑하는 젊은 부인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든 일을 마다하고 그 여자만을 바라본다는건 외모만으론 설명하기 쉽진 않기때문에
특유의 이끌림(?)이 있어야 될거 같은데 이게 좀 없다고 해야하나?

주된 줄기는 삶에 대한 허망함 같은것을 독하게 표현하는 연극으로
바냐는 이미 모든 인생을 교수 뒷바라지를 위해 헌신했기때문에 그 공허함은 말로 표현이 안될정도이고
(오죽하면 교수를 총으로 쏴서 죽이려 했을까)
아스트로프 의사는 파괴되고 있는 자연을 지키고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기위해 무던히 애쓰고 있으나
후세가 그것을 알아줄지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확인하려하지만 대답이 없다는것쯤은 스스로 알고 있을터이다.

가장 행복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자유롭다고 할까? 어쩌면 가장 괴로운 인물인 엘레나(교수 부인)
젊다 늙었다의 문제보다는 평범한 일상이 없다는 것은 인간의 삶이 순조롭게 보일리는 없다.
다만 이 무렵 러시아에서는 귀족 부부들은 대부분 애인이 많았던 시기라도고 하니
문란한 사회라고 한다면 그럴수도 있고(톨스토이의 안타카레니나 같은 불륜역시 러시아의 당시 사회 모습의 단면이라 하니)

시대가 이래서였을까 모든 남성들이 덤벼든다. 남편(교수)이 있음에도 이들은 개여치않는것이
나에겐 이상하고 언제나 납득되진 않는 설정으로 다가온다. 현실에서 충분히 가능하고 남편을 옆에 두고
유혹하는것도 아니니 그렇게 비현실적인것만도 아닌긴 하다.

전체적으로 인물들은 허탈한 일상의 미래를 그리고 있어서 무료한 사회로도 보이게 배경이 그려지는데
이것의 발단이 교수와 엘레나가 오고난후로 보인다는게 이번 연극에서 좀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교수 부부가 오지 않았을땐 다들 일하기 바쁘고 의사는 병을 고치기 위해 쉼없이 일만 해오던 사람이다.
주변 사람들 모두 그러하다. 단 한사람 바냐의 어머니를 제외하곤.

이 한 사람(엘레나)이 들어오고 난 후부터 마을 사람들의 모든 패턴이 바껴버리는데
늦게 밥을 먹고 밤 늦도록 교수가 아파서 잠을 안자니 아무도 잠을 잘 수 없고
바냐와 아스트로프, 일리야는 매일 술을 마시니 이 집안의 생활은 멈춰버리게 된다.
교수때문이 아닌 엘레나라는 한 여인때문에.
모두들 이 여인을 사랑하고 소냐는 아스트로프를 사랑하고 마침 교수는 병으로 힘들어하니
모든것이 치정멜로의 배경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가? 하지만 전에는 바냐의 외로움이라거나 교수의 탐욕, 어머니의 어리숙함등을
그렸다면 이번은 엘레나와 엮인 사람들만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내 기분때문에 그런것인가? 아니면 연출의 의도인가?

허탈한 인물들, 쓸쓸한 뒷모습 심지어 쏘냐의 마지막 대사들도 희망과는 거리가 멀다.
매일매일 힘들고 바쁘게 살아가면 끝엔 쉬는 날이 올거라니. 비로소 안식과 평안이 올거라니.
기독교적인 사상같긴 하지만 얼마나 암울한 기다림인가. 전엔 이 부분이 이렇게 슬프지 않았었는데
이번엔 오늘 날씨처럼 우중충하게 느껴지는것은 아무래도 내 기분이 그렇게 산뜻한 날은 아니었던거 같다.

세시간의 긴 연극이지만 안락한 의자에서 편안하게, 훌륭한 배우들과 멋진 희곡이 잘 어우러져 감동을 선사한다.
요즘 티켓 파워 있는 배우들을 앞세워 티켓값을 너무 비싸게 올려대고 있는데
조금은 소박한 극장에서 보는 맛도 좋으니 더운 여름 이런 연극 한편 보고나와 이런 저런 사색에 잠겨도 보고 맛난것도 사드시길. 

출연 : 조환, 김진근, 유태균, 정예린, 이근혜, 박장용, 문나영, 장희수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2026년 7월 18일 토요일

연극 -황금용(Der goldene Drache)-

 

이 연극은 아르코썸페스타 할인을 한다고 적혀있다.
단돈 만원에. 하지만 어디에 물어봐도 대답이 없다. 결국 AI에 물었더니 그걸 사면 된다고해서 할인으로 구입하고
뭔가 재시(미리 관람할인권같은걸 구매해야 했어야 한다거나 했다면)하라하면 극장에서 차액만큼 내려고 했다.
그런데 역시나 AI대답대로 그냥 티켓을 받았다.

아르코에 물어봐도 모르고 티켓 파는곳에 질문을 올려도 답변이 없고 어디에도 홍보가 없다.
할인해주면 손해보는건가? 아니면 그냥 눈먼 지원금 그냥 먹고 티켓은 티켓대로 팔겠다는 심사였을까? 아무튼 이상한 할인이다.

특별한 무게 장치랄게 없다. 주방 요리용 테이블과 천정엔 황금용 카펫 정도?
배우는 5명인데 모두 멀티배우다.
남자가 여자가 되기도 하고 여자가 남자가 되기도 하고 노인이 되었다가 아이가 되기도 하고
곤충(?)같은 곤충이 되기도 한다.

리플렛을 보면 이민자들의 애환을 다룬다고 되어있는데
중반까지는 정말 코미디인줄 알정도였다. 이게 무슨 내용이지?
저 꼬마는 이가 아프지만 불법체류자라서 비싼 치과를 감당할수 없기때문에 치과를 못간다고 한다.
그래서 큰 파이프렌치로 뽑으려 하는 우수꽝 스러운 상황이 연출되는데 이 상황을 보고 웃지 않을수가 없다.

희곡은 애초에 일부러 서로 배역들을 엇갈리게 설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늙은 남자 배우가 젋은 여자역을 하기도 하고 젊은 여자가 깡패같은 남자로 바뀌기도 하고
포주가 되었다가 아이가 되었다가 아무튼 다향하게 바껴서 인물이나 사회적 배경같은 고정관념이 지워진다.
하지만 이들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구분하려고 색채를 강렬하게 만들었다.
윗층 노인은 목청이 망가질거 같이 긁어대는 소리를 낸다거나 극장이 떠나라 이가 아프다고 소리를 질러대는데
마이크 스피커도 없는데 엄청난 음량으로 관객에게 호소한다. 단순히 연기만 변화하는게 아니라 의상,분장(가발같은)도
바뀌기때문에 때때로 주변이 분주하지만 사이드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생각보다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무대 중앙에선 대부분 한두명이 상황을 만들어가는데 대부분이 자극적인 상황을 지녀서 다른곳으로 시선이 갈 틈을 주질 않는다.
다만 초중반까지는 코미디 같은 분위기때문에 뭐랄까? 확실한 코미디도 아니고 다큐나 휴먼, 스릴러, 추리?, 멜로 이런게 아니니
집중하는게 솔직히 쉽진 않았다. 어떤면에선 기대치와는 다른 상황으로 좀 맥이 풀린다고 해야 할까?
외국인 체류자들의 애환도 마땅히 없다. 그냥 주방에서 주문들어온 음식을 열심히 만들뿐이다.
누군가 들어와서 괴로히는것도 아니고 급여를 못 받는것도 아니다. 그래서 난 이 장르가 왜 사회부조리같은 늬앙스로 적혀있는지
중반까지는 알기 어려웠다. 난대없는 개미와 배짱이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 후 전개를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꼬마가 이를 뽑은 후 피를 엄청나게 흘려서 과다 출혈로 사망한다.
(이가 뽑힌다고 과다출혈로 죽는 경우는 흔치 않을거 같은데)
이때까지 같은 주방에 있는 사람들은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고 자신들의 일만을 한다. 서로들 무관심한? 무관심할수밖에 없는.

뽑힌 이가 다른 손님 음식 속으로 들어가고 그 음식을 먹다가 발견한 스튜어디스는 무슨 부적마냥 가지고 간다.
보통은 이럴때 항의하거나 상황을 파악하려 할텐데-최소한 경찰에 신고라도-
독일에선 어떤 상징성을 부여하며 원래의 사건을 파헤치지 않는 이상한 풍토가 있었는지
아무튼 썪은 치아는 냄새도 날태고 피가 묻어있었다고 하는대도 이 여자는 이것을 잘 간직하다가
다음날 새벽인가? 강가로 가지고 가서 입속에 넣고 껌뱉듯 강으로 톡! 뱉어버린다. 아무일도 없었던것으로 사라진다.
그 치아가 갖는 위태로움같은 상상은 어디에도 볼 수 없다. 스튜어디스 자신처럼 대수롭지 않게 보였던 걸까?
아니면 남의 일에 참견하는것 마져 생활때문에 귀찮았던걸까.

식당 사람들은 아이가 죽었으니 카펫으로 둘둘 말아서 강물에 버린다.
아마도 외국인 노동자에대한 부조리나 불안정한 사회 시스템을 보여주는 대목처럼 느껴졌다.
독일에서 이 당시 이랬거나 비슷한 사건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뉴스에서도 보기 힘든 일이 발생한거다.

꼬마는 강물을 따라 바다로 해류를 따라 이곳 저곳을 가다가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갔다. 물론 혼령으로
여기서 조금은 신파같은 늬앙스인데 무미건조하게 표현되었더라면 더 깊고 강하게 오지 않았을까?싶지만
감정 가득 실어서 표현하니 나는 저 꼬마의 슬픔에 동화되긴 쉽지 않았다.

이와 다른 부분으로 배짱이와 개미 이야기에서 솔직히 큰 충격을 받았는데
배짱이는 체류자, 개미는 포주의 시선으로 봤을때 평온한 봄, 여름, 가을에는 서로 공존하는데 무리가 없다가
문제는 겨울인데 이때는 배짱이의 지위는 바닥이고 개미는 높은곳에 위치한다.
그 권력구조에서 발생하는 착취를 다룬다니. 추운겨울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위해 모든 불이익을 감수한다.
이 부분에선 국가를 떠나 공통된 문제점을 제시하는거 같다.
작가는 왜 개미와 배짱이 이야기를 이용해 묘사한것인지 모르겠다. 이 동화에서 배짱이는 잘 놀고 먹는 존재로 나오는데
여기서도 평상시엔 그런 존재로 나오다가 왜 모든것을 잃은 존재가 되었을까?
독일의 당시 사회가 실패한 사람을 구제하는 시스템이 전무했었나?
이민자들이 타국에서 초반에 잘 살다가 망하는 것을 그리진 않았을텐데. 아무튼 이 착취의 대상이 된 대상들

꼬마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누이를 찾는데 이부분에서 좀 쇼킹했다고 해야 하나.
한 건물에서 포주에게 착취당하던 베짱이가 찾던 누이였나 싶은 복선이 깔린거 같은 전개가 무섭기도 하고 싸하기도 했다.
막판엔 그 베짱이 마져도 꼬마와 별반 다른 상황은 아닌듯 보이며 끝난다.

작가가 독일사람이라던데 독일이나 유럽 전역에선 불법체류자들이 많이 들어와서 사회문제가 된다곤 하지만
이것은 불법체류자들이 범행을 저지르는거지 자국민들이 체류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는건 아닌데
이 작품을 보면 사람 사는곳은 어디나 약자를 위한 정책은 미비하여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나싶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재미 있다고 말하기엔 다소 호러같기도 하고 사회부조리극인건 분명히 맞는데 중간까지의 전개는 느낌이 다르고
마지막 5분을 위해 나머지를 할애하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연극.

다음에 다시 보게 된다면 초반에 나오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묘사들을 가볍게 넘길기엔 힘들거 같은 굉장한 작품이었다.

출연 : 이호성, 이윤표, 이슬비, 한정호, 조혜선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2026년 7월 12일 일요일

연극 -다녀왔습니다-

 

성신여대쪽에 조금은 외진곳에 있는 소극장. 극장 외관 괜찮고 대기하는 곳도 시원하고 넓다.
극장이 생긴지가 얼마안되었는지 관객석 의자에 비닐도 그대로 남아있어서 전체적으로 깨끗하다.
그리고 무대장치도 이미 초연이 좀 되었던 작품이라 그런지 알차게 준비되어있다.
(2021년 공연 포스터가 있는걸 보면 최소 5년은 된 작품)

뮤직드라마? 음악극이다. 그런데 조금 특이한 색이 있는데
뮤지컬같은 벨팅 발성은 전혀 없고 그렇다고 보컬 교육받은 느낌이 없는
옆집 사람들이 신나서 부르는 그런류의 느낌이 강하다. 이게 좀 특이한 기분인데(배우들에겐 독이 되려나?)
보통 연기를 하면서 노래를 부른다고 하면 호흡이나 연기, 딕션 등을 신경쓸수밖에 없다.
예전엔 마이크가 없었으니 멀리까지 전달도 되야 하는 벨칸토나 벨팅같은 방법을 많이 썼지만
근래는 음향이 발달하면서 마이크 착용으로 감미롭게 부르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들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 그냥 막 부른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신난다 ㅎㅎㅎ
잘 짜여진 안무는 있지만 결코 감미로운 노래는 들려주지 않고 힘차게 그들만의 춤사위와 창법을 보여준다.
발음은 개나줘버리고 쉰나는 리듬에 맞게.
어머니가 홀로 노래를 부를땐 제법 슬프긴 했지만 아무튼 전체적인 느낌은 막춤에 가깝게 표현된다.
(커튼콜 음악은 시작할때도 부르는데 작가역할인 사람이 관객들의 분위기를
한껏 올려놓고 시작하기때문에 감정선이 활짝 열려있게 되는데 코미디 연극같은게 초반에 분위기를 올리는것과 비슷함)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에서 덕선이네 같이 잘 살진 않지만 밝은 느낌
자매 셋과 엄마 아빠. 이렇게 5식구인데 그 시절 많은 사람들이 생활고에 시달렸듯
이 가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 배경이다.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하고 삶에 지쳐가는 어머니
첫째딸은 회사를 다니건지 뭔가 벌이가 신통치 않고 둘째는 대학생이지만 알바하기 힘들어하고
셋째는 고등학생 하지만 공부를 잘 하지 않는?
이들의 하루 삶을 유쾌하게 다룬다. 알콩달콩 싸우고 웃고 떠들며 연극은 한시간정도 지나갔나?
배경이 아침으로 되고 셋째가 학교에 내야 할돈을 달라고 하지만 집엔 돈이 없다.
이때 생긴 사건을 계기로 뭔가 큰 사건이 발생하거나 서로 화해하면서 연극이 끝날줄 알았다.
보통 가족 드라마의 전형이기도 하고 장르가 코미디에 가깝다면 너무 큰 사건은 분위기를 망칠수 있으니
적당한 선에서 대부분 마무리 되는데 갑자기 이상하게 흘러간다.
작가(배역)가 이것 저것 설명하면서 오랜 시간을 흘려보낸다. 이때도 코믹스럽게 엄청난 양의 낙엽을 뿌리는데
관객석까지 많은 양이 날라와서 낙엽덩어리에 맞는 관객도 있을정도였다.

작가의 말로는 시간이 계속 흐르면서 어머니 아버지 다 돌아가시고 언니 둘도 다 떠나고
셋째는 결혼하고 자식 낳고 일반 집들처럼 살아가는 미래(이제 현재겠지?)가 나온다.
그런데 난데없이 특정 어느날로 돌아가고 싶다고 작가에게 청을 한다. 응?
되돌아가봐야 괴로울거라 충고하지만 그럼에도 셋째는 그 날로 돌아간다.
그 날이 바로 조금전 돈 때문에 싸웠던 어느 아침
과거의 기억을 갖고 있음에도 똑같이 싸운다. 이부분은 좀 특이하고 납득이 안된다. 기억을 잃고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겠지만 모든 기억을 가지고 가는데 똑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고?
작가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만들기 위해 설정을 억지로 끼워맞춘듯한 느낌이 든다.

손톤와일더의 우리 읍내(Our Town)가 생각나는데
에밀리가 죽은 후 어느 시간으로 되돌아가는 부분과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에밀리가 깨닫게되는 것과는 다르게, 이 연극의 셋째 소희는 계속해서 같은 원망을 반복하는 자신을 원망한다.

문제는 거의 30분가량을 이렇게 회기하는 부분을 할애해버려서 그 전에 만들어놨던 모든 분위기를 죽여놓는다는것이다.
왜 이런 구성을 생각했을까? 원래 작품도 희곡이라 하니 음악극 형식이 아니라고해도 크게 다른 구성은 아닐텐데
애초에 코미디가 아닌 드라마로 구성했던 희곡이었을까?
이걸 코미디 느낌을 많이 살리다보니 중간 시간 변화때 예상과 다르게 완전히 다른 전개가 되버린건가?

원래의 구성이 어떻든 이번 음악극은 장르가 코미디였다가 갑자기 느와르? 부조리? 표현주의? 좀 다르지만 잔혹극?
아무튼 음악에서 조가 바뀌듯 완전히 바껴버리는 이 부분에서 나는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혹스러웠다.
이 상태가 거의 30분을 지속하니 1막은 유쾌, 2막은 후회? 뭐 이런 암묵적으로 나눠놓은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밝고 유쾌함속에 자잘한 사건들이 있다가 유쾌하게 마무리 되기엔 작가의 의도와는 너무 다른 길이었을까?
모르겠다. 중반까지는 '간만에 유쾌한 연극을 잘 골랐네'라며 내심 기분좋게 보고 있었는데.

뻔할뻔하다가 요상한 길로 빠진 이 귀신같은 이야기는 무엇이라 해야할지.
어제 오늘 독특한 휴일 관람이었다.

이런 특이한 전개를 하면 지인들에게 추천하기가 모호해지는데.

출연 : 손보영, 하정혜, 지석주, 김태우, 김희정, 조용건, 주성환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2026년 7월 11일 토요일

연극 -지킬앤하이드-

 

극장이 특이하다. 극장의 입구와 관객석 통로가 연결되어 있지 않다.
관객이 극장을 들어서면 관객석을 가로질러 들어가야 중간에 관객용 통로가 나온다.
이런 구조가 소방법에 안걸린다고? 화재라도 나면 참사가 날수도 있는 구조인데?
일단 극장에 대해선 좀 후에 다시 적고

지킬 앤 하이드가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그 작품이다. 아이일땐 동화책같은게 유명하고
커서는 뮤지컬이 유명하다. 하지만 내 기억에 이 뮤지컬을 본 적이 없는거 같다.
그다지 보고 싶은 음악극류가 아니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음악극을 엄청 선호하는 편도 아니니
이 돈이면 오페라가 더 낫지 않나싶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다.

이 연극은 소극장용으로 작게 만든 음악극은 아니고 변호사 어터슨 입장에서 본 연극이다.
외전도 아니고 스핀오프, 프리퀄, 리메이크 뭐 그런것 모두 아니다. 리메이크에 가깝나?

그런데 솔직히 크게 할 말은 없다.
내용자체가 신선함도 없고
뮤지컬의 노래들이 유명해서 그렇지 내용이 그다지 감동적이진 않으니.
(지금 프랑케슈타인 작품을 보고 와~ 하는 감동이 있을리 없지 않은가. 아이라면 몰라도)

완전히 다르게 뒤틀어 놓는다거나 심리추리물로 제대로 업그레이드를 한다거나 하는것도 아니고

그래서인지 뭔지 모르지만 시작한지 5분만에 급격히 졸음이 밀려온다.
이런적은 잘 없는 편인데. 왜 이러지? 전반적으로 탁한 스모그를 깔아놓긴 했는데 그래서 산소가 부족한가? 두통도 없는데
의자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흠이라면 극장은 정말 작은 소극장인데 무대 단상이 높아서 앞쪽에 앉으면 고개를 들어야 한다.
배우와 시선이 전혀 맞지 않는 이상하게 설계된 극장.
(이 건물은 애초에 극장용으로 설계한게 아닐걸 억지러 맞춘거 같은 구조로 그냥 음식점이나 술집하려고 지은걸 개조한거 같다.)

아무튼 예상과 달리 전혀 관심이 가지 않는 주제로 진행을 시작해서 전혀 관심이 가지 않는 인물이
주로 떠들고 있다보니 80분 내내 졸려왔다.
보통 밥먹은 후 연극을 보면 졸립긴 한데 이것도 잠깐정도인데
어떻게 80분 내내 졸릴수가 있는지. 극장을 나오자 마자 씻은듯이 정신이 말똥 말똥 상쾌해진다.

작은 소극장이라(새로 지은 곳은 소극장이라도 무대가 좀 큰 편인데 이곳은 무대도 너무 작음)
내가 졸면 바로 보일거 같아 좀 미안하면서 쏟아지는 졸음을 참을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잔건 아니다. 그냥 졸렸다는거지.

왜 이렇게 졸렸을까? 재미없는 연극을 한두번 본것이 아닌데 이정도로 공연시간 내내 관심이 안갈수 있다는게
신기해서 하루 종일 생각하고 또 생각해봤다.
나름대로 결론을 억지로 추론해보면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 같은 대사들때문이 아니었을까?이다.
모노드라마 특성상 상황설명을 하지 않으면 인물이 짬뽕처럼 섞이기때문에
배경이 바뀔때마다 설명이 붙을수밖에 없는데 거의 책을 읽는 수준의 대사들 천지다.
배우는 뭔가 좀 쫓기듯 급하고 숨차게 달려가고 대사는 눈으론 익숙하지만 귀로는 익숙하지 않은 표현들
명확하고 또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인물들.

모노드라마의 가장 독과 같은것이라면 단 한 배우가 모든것을 하기때문에 한번 이상하면 끝까지 이상한 기조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분위기를 바꿔줄 다른 배우가 없기때문에 처음에 졸립기 시작하면 왠만해서 끝까지 가고
처음에 관심이 쏠리면 왠만하면 그 기분 그대로 커튼콜까지 이어진다.

이게 배우탓인지 희곡탓인지 모르겠지만 80분이 생각보다 많이 지루하고 느리게 느껴졌다.
극장을 나올때 생각나는게 이리도 없다니. 아직도 명확한 이유는 찾지 못하고 있어서
한편으로 왜 였을까? 연극 내내 하품을 열번은 한거 같은데. 왜 어터슨의 시선에서 극을 진행한것일까?
물론 다른 인물의 시선으로 구성한다고 하면 어터슨이 가장 적절할수도. 아니면 집사정도?

시설도 좋고 음향도 나무랄곳 없지만 아무튼 극장은 위험해보인다.
어떻게 관객이 입구에서 관객석을 가로질러 들어가게 만들어질수 있는가?
화재시 안내 등도 파란색으로 보일듯 말듯 가려놓았는데 점검 나올때만 이것을 떼어놓는듯 테이프로 붙여놓았다.
큰 사고 나기 전에 최소한의 대피로 확보는 하고 안전시설도 제대로 갖춰놓길 바란다.
(맨 앞줄 몇석만 없애면 되는데 그 몇석의 티켓을 더 팔겠다고 에휴.)

이 연극의 기획도 좀 냄새가 난다. 커튼콜 촬영이 안된다고 해서 혹시?
역시나 끝나고 맨 앞줄 너댓명이 갑자기 뭉기적뭉기적(벌떡도 아니고) 일어나서 박수를 치니
주변사람들이 하나둘 다 일어나서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이렇게 선동질하고 '전회차 기립박수 갈채' 이럴려는건가?

가급적 연극 이외에 이상한 이벤트들을 많이 하는 연극은 보지 않는게 좋은 연극을 고르는 방법일수 있다.
특히 여러번 볼수록 뭔가 준다거나 할인을 점점더 해준다거나 하는 삐끼질을 하는건
연극협회에서 퇴출시켜야 하는 질 나쁜 판매정책적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이런연극을 6만원씩이나.. 요즘 원화가치가 떨어졌다고 이런가?
90%이상이 여성들이라서 난 페미니즘 연극을 잘못 고른줄 알았으나 그건 아니었지만
아무튼 남성들도 연극 재미나니 많이들 보러 가시길. 어차피 이성 만남을 포기했다면 키보드앞 모니터 보단 공연이 더 낫지 않은가
이런 연극은 패스하시고.

출연 : 최연운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스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