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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1일 일요일

연극 -번아웃에 관한 농담-

 

점점 더 깊어져가는 가을
한낮 태양은 어느계절을 막론하고 강렬하지만 그것도 잠시일뿐.

근래에 들어 다시 번아웃, 과로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정부 수장이 바뀐뒤로
주 32시간에서 36시간 채용공고는 눈에띄게 사라지고 길거리 시위는 날이 갈수록 거세진다.
하지만 친일매국노 세력의 힘을 얻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 아니 정부 자체가 친일매국노들인가?
눈떠보니 선진국이라는게 작년 초였는데 눈떠보니 일본.미국 식민지가 되어버린걸 보면 한국의 뿌리가 얼마나 나약한지 세삼 느끼게 된다.

아무튼 그러한 주제겠거니 싶어 보게되었는데 의외로 만석이다.
사회비판적인 연극은 생각보다 인기가 없는데 이날은 지인들을 초대하는 날인가싶었다.
(일요일 예매는 제법 자리가 많이 남아있었음)

아무튼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은 사무실을 표현한 무대
낯익은듯한 상사들과 직원들
특히 대표라는 사람의 그 넉살은 어느 회사를 막론하고 다 비슷한거 같다.

다만 비품을 훔쳐간다거나 하는건 솔직히 본적없어서 모르겠다.
볼팬같은거 쓰다가 실수로 필통에 넣은게 딸려온적은 있지만 인위적으로 가져간다?
커피나 복사지도? 버려지는 이면지는 집에서 연습장으로 쓰려고 가져온적은 있는데
프리랜서도 중간에 계약파기 했다고 비품을 가져간다? 이건 범죄 아닌가

글쎄 이런 불필요한 과장은 우울한 현실을 잠시 웃음으로 넘기자는 작가의 의도였을까 연출의 의도였을까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충분히 잘 먹히는거 같다.

하지만 나는 보는 내내 대부분을 웃을수 없었다.
대표나 임원의 태도도, 사원들의 불만도 모두 내가 겪어왔던 일들이고 겪고 있는 불합리한 것들이기때문에
연극 속 저들의 행태가 곧 나라는 착각에 빠져들어 웃기보단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슬픔을 유도하는 연극이었다면 눈물이 흘렀을지도 모른다)

어떤 배우의 수많은 손(천수)가 대표에게 법규(?)를 날리는 걸 보면 나도 저랬으면이란 간절함마져도 생긴다.

그리고 또하나의 주제가 플랫폼 노동자들의 현실도 꼬집는다.

이곳에 종속되어 헛점을 교묘히 이용하는 소비자들과 중개업체(플랫폼사업자)
그 속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
한국의 프리랜서들의 가장 큰 고통은 고용된 노동자로서의 법적 보호를 받아야 마땅함에도
업체와 업체간의 거래로 생각하는 현행법에 문제가 크다. 이것때문에 프리랜서들은 모든 법정 분쟁을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이것은 법으로 근본적인 부분이 바껴야 함에도 아직까지 바뀌지 않고 있는것은 이들이 힘을 합치기 어려운 문제때문일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뭉쳐서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로 보인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더욱더 생겨날테고 이들은 노동자들에게
어떡게든 빨대를 꼿으로 할것이기때문이다. 지금도 수많은 곳에서 발생하고 있고 사건들로 터진 후에나 조금 바뀌는
시늉만 할뿐 법적으로 바뀌지 않아서 항상 반복되고 힘없는 노동자들은 고통받는다.

젊은 세대에게 직면한 일들이니 모든 젊은 세대들이 나왔으면 하지만 왜인지 이들은 의외로 잘 안나온다.
아르바이트, 경력을 쌓기위해 낮은 대우와 부당한 대우에 직면한 세대임에도 이들이 거리로 나오질 못한다.
눈 떴으면 좋겠다. 여가부 폐지한다고 해서 표를 줬는데 폐지 안한다면 당연히 거리로 나와서 공약을 지키라고 항의해야 한다.
업주가 횡포를 부린다면 법을 바꿔달라고 거리로 나와서 입법부에 항의해야 한다.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나와서 직접 바꿔야 한다. 이건 투표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대의민주주의는 예전같이 정보통신이 빈약했을때나 있던것이니 직접민주주의로 가는 그 발판을 우리 젊은 세대가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온것이다.

이 연극은 한국의 노동자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학스럽고 날카롭게 꼬집는다.

나 역시 앞으로 20년은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처지라서 관망할수 없지만
요즘 병원도 다니고해서 회사를 관두기 적절한 시기기때문에 지금 다니는 회사조직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졌지만
그런만큼 다른 부담도 생겼기때문에 '인간의 스트레스는 항상 연이을수밖에 없나'란 상념에 자주 빠지곤 한다.

실랄하게 사회를 비판하지만 많은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것은 아직 이 사회에 희망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수도
있기때문에 아직은 희망의 끈을 놓을필요까지는 없어보인다. 희망이 현실이 되기위해서는 사람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할테고
그 주축은 젊은 세대가, 뒤에서 물신양면으로 지원은 기성세대가 하며 조금은 더 괜찮은 한국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감도 생겨난다.

그런데 묘한 마무리는 또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그 끝은 얼마전에 본 '꽃신 신고 훨훨'이란 상여소리 관련된 공연이 스친다.
인간이란 유기체는, 지구상의 모든 유기물은 왜 생겨난것일까.
부폐, 분해되기 쉬워서 백년이면 흔적 마져 사라지는 없다시피한 존재인데 무엇때문에 무기물들 사이에서 튀어나온거걸까

너무 짧게 생겼다가 사라져서 관측이 안되는 암흑물질이 바로 순간의 열정으로 사라져가는 인간이 아닐까

너무 슬퍼서 웃을수 없고, 10년이 지나도 웃을수 없을거 같은 훌륭한 연극이었다.

출연 : 강혜련, 김수아, 김선호, 박세정, 양나영, 임영우

2017년 4월 23일 일요일

연극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의 여행 이야기-




파란 하늘, 상쾌한 바람

봄은 겨울보다 비가 자주 오다보니 습기가 높고 텁텁함이 있다보니
깨끗한 하늘이라도 오래 걷다보면 푸석푸석해진다.

청명해도 좋고 황사 가득해도 좋은 봄
깨끗한 날엔 공기도 깨끗한게 좀더 기분 좋아질 수 있는데 봄은 일치하진 않는거 같아서 약간 아쉬운 계절

날이 좋아서인지 나들이 가는 많은 사람들
좋은 날 꼭 밖에 있어야 할 필요는 없을텐데 이런날엔 언제나 사람이 많다.
밖이 잘 보이는 큰 창문 있는 집이 내 집이었다면
왠만해서 집 밖을 나오지 않고 창틀에 턱괴고 창밖을 멍하니 봤을텐데 아쉽게도 밖이 잘 안보이다보니
귀찮지만 언제나 밖을 이렇게 나온다.
그리고 버스 창문에 턱을 괴지만 내릴 시간은 항상 빨리 다가오지.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의 여행 이야기'?

첫번째는 애정기
두번째는 일상기
세번째는 희망기
네번째는 회상기

모두 우리 인생의 여행기들

무엇을 말하든 개개인의 시간이고 역사이며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다.
그래서 이것으로 위안을 삼고 이것들로부터 희망을 꿈꾸지만
이러한 것들이 있기때문에 현실이 더욱더 고달플수도 있다.

어떤면에선 아무것도 없는게 삶에선 훨씬 편할수도 있을텐데
일하고 먹고 자고, 일하고 먹고 자고, 일하고 먹고 자고.. 그리고 때 되면 늙어 죽고
그의 자식이 또 일하고 먹고 자고, 일하고 먹고 자고, 일하고 먹고 자고 그리고 또 때 되면 늙어 죽고

반복되는 삶이 답답해 보이지만 거부하며 살 수 있는 자가 얼마나 될까
현실을 거부하지 못하는것은 아직 지능이 덜 진화해서? 아니면 너무 고등해져서일까?

나는 두번째 내용인 일상에서 위안을 받는(찾는) 그런 삶이 마음에 들지만 그렇다고 나머지 것들이 사라진적 또한 없기때문에
무엇도 놓칠 수 없고 놓을 수도 없다.

무엇이든 자극적이지만 여행은 아무래도 그 정도가 심한거 같다. 어느정도냐면
집 밖을 나서는 것만으로도 설래이고 긴장된다. 아직 아무것도 없는 집밖일 뿐인데
심지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맥주 한잔하며 그 친구들의 삶을 듣는것 마져도 기분좋아진다.
(타인의 삶인데 왜 내가 기분좋아지는것인지 모르겠음)

이 연극은 특이하게도 배우들이 진짜 술(맥주)을 마시고 관객에게도 나워주던데
바로 다음에 볼 연극만 없었으면 받아서 마셨을텐데 아쉽다. ^_^
(맥주 한잔 하며 소박한 그들의 삶을 들으며 씨~익~ 웃기도 하고)

사람들 이야기는 무엇을 들어도 다 재미있지. 그들의 하나 하나 진솔한 인생이야기들
(실제이야기인지 모르겠으나 그다지 특이한 내용은 없다보니 애써서 만들어 낼 필요가 있을까? 싶은 내용들)

내 나이가 적지는 않아서 친구와 술한잔 하며 얘기하다보면 몇일 밤낮을 여행담만 들어도 부족할정도겠지만
이미 묵어서 군내 나는 이야기보단 방금 나와서 생생하고 따끈한 감성으로 듣는게 훨씬 재미날수 밖에 없다
(풋내가 무조건 좋은것은 아니지만 감성은 아무래도 너무 시간이 흐르면 침하되고 퇴색되다보니)

난 늙은이도 아니고 젊은이도 아닌 어중간한 시기라서
젊은 이야기는 엊그제 같아 좋고 늙은 이야기는 조만간 다가올 삶이라 관심을 안갖을수 없지 ^_^

젊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회상의 시간을 갖었으니 늙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텐데 언제쯤 가능할런지

그들만의 파고 높은 인생을 듣다보니 어느순간 연극이 끝나고 밖을 나와 모든 내용을 잊어본다.
(다른 연극도 봐야 하니 내용을 잡고 있으면 불편함)

세명의 남자와 세명의 여자
그러고 보니 총 6명인데 왜 5명의 이야기?(4가지 이야기를 엮는 작가의 여행기까지)
나머지 한명은 대사도 많던데 정작 그 사람의 여행기는 없다. ^_^;;
(어느곳에나 포함되는 삶 속엔 자신의 삶이 없다는 오묘함을 포함하는것은 아닐텐데...)

그나저나 그들이 설문지를 나눠주던데
두번째 질문이 청춘이란? 이었던가?
종이에는 물음표를 적었놨으나 내 청춘엔 물음표가 없었다.
단순 호기심을 제외한 물음표는 내게 필요하지 않았었다.
머리속에 온통 호기심들만 가득 차 있었기때문인데
그 호기심을 잠시 멈추고 인생의 의문점들을 생각해야 될 시기를 놓친거 같다.
(답을 찾아야 하는게 아니라 답을 찾기 위한 행위 자체가 필요했던거 같음)
시기를 놓치면 의미 없는 것들 그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였다

사이비 종교의 맹목적인 사람들과 무엇이 다를까?.
그 결과-허무,허탈-가 다가온것인지 오고 있는것인지 같은 길을 갔으니 같은 결과를 맞이해야 하는것은 당연한것이겠지

청춘이 지난 후, 했어야 할것들이 떠오르는 후회를 만들어가는 시절이 청춘이겠지....
무엇을 해도, 어떤길을 선택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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